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은 어디가 상급지이고 어디가 하급지인지 대략은 알지만 과연 왜 특정동네가 상급지이고 하급지인지 어느 누구도 속시원히 말해주는 글이 없더라고요. 개인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제가 바라보는 상급지는 아래의 요소들을 따져서 판단한 지극히 주관적인 급지라는 걸 서두에 말씀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Yeouido Business District (여의도 경제특구)
서울 남서 지역의 대장이라고 한다면 누구나 다 여의도를 떠올릴 것입니다. 금융계, 방송계, 정치계 뿐만 아니라 1호선,2호선,5호선,7호선, 9호선이 간근접적으로 지나가며, 여의도 환승센터를 통해 서울시를 사통팔달로 이어주는 교통이 있기 때문이죠. 또한 63 빌딩, 더현대, IFC몰, 먹자골목 같은 상권도 잘 발달되어 있고 여의도 한강공원이 있어서 불꽃놀이를 포함한 수많은 행사가 끊임이 없는 말 그대로 노른자 중에 노른자입니다. 워낙 기본 땅값이 비싸서 재건축 추친 중인 아파트들은 이미 20~30억을 넘어가기도 합니다. 수십억이 없으니 일단 여의도에서 직주근접 하는 건 일단 나중으로 미뤄(?) 놓고요.

1. 직(장)주(택)근접
집을 매매(전월세입주도 마찬가지)할 때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접근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직주근접으로 여의도내의 아파트를 살면 다른 건 고려할 필요도 없습니다. 만약, 내 직장이 여의도고 걸어서 5~10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를 들어갈 수 있으면 거기가 최상급지가 되겠죠. 출퇴근의 러시아워로부터 자유롭다는 건 그만큼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뜻이니까요.
반대로, 금천구도 본인 직장이 구로디지털단지면 하급지가 아닙니다. 중상급지에 가깝죠. 강남 한복판에 사는데 직장이 구로디지털 단지면 상급지에 산다고 남들에게 자랑이야 할 수 있겠지만 과연 그게 본인 기준 상급지일까요? 물론 교육(학군), 투자가치, 편의성 등 따져봐야 할 것들이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겠지만, 일단 본인 중심으로 생각해 본다면 지하철 기준 2~30분 이면 직주근접이라고 볼 수 있고 Door to Door (내 집에서 직장출입문까지) 3~40분이면 직주근접성이 좋은 편입니다. 여담이지만 20대 때 저는 DtD 1시간 이후에 있는 직장은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하루 왕복 2시간을 길바닥에 버리고 싶지 않았거든요.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여의도권역에 일하시는 분들은 5호선 라인(까치산, 목동 등), 9호선 (김포공항, 등촌, 염창, 당산 등) 1호선 (온수, 독산등) 이 직주근접 포인트로 넉넉한 점수를 받겠네요. 또한 신림선도 있고 신안산선도 있습니다. 이 근처에서 본인 직장까지 30~40분 컷으로 들어올 수 있는 지역들은 모두 본인기준 잠재적 상급 지라고 생각하시면 될듯합니다.
2. 학군
계속해서 서부 지역을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수도권 최고의 학군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강남, 목동, 노원, 평촌 등이 후보에 있습니다. 여의도를 기점으로 제일 가까운 곳은 목동학군 지역이겠네요. 아시겠지만 목동 쪽은 중,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많아 전세가 잘 나오지도 않고 재건축 / 재개발 호재로 가격도 구축이라도 엄청난 프리미엄이 있죠.
아직 유치원 혹은 저학년이거나, 딩크족, 자녀가 이미 대학생 이신분들, 자녀가 조기유학 떠난 분들 그리고 애석하지만 공부 혹은 예체능 등에 흥미가 없는 자녀를 두신분들은 목동이 1선 택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투자의 개념으로 본다면야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지역을 따라가야 자산도 덩달아 불어나겠지만, 학군이 거주지역을 선택함에 있어서 영향력이 없는 분들은 목동학군지역이 상급지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또한, 목동의 수많은 영재, 천재들이 모인 틈바구니에서 중간 혹은 그 이하를 맴돌면서 자존감, 자신감,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가 공부에 흥미가 없다면, 혹은 목동에서 선두권을 유지할 자신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용의 꼬리가 되느니 뱀의 머리가 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군도 개개인의 사정과 선택의 몫이며 그 비중과 가중치는 각자의 판단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거주가 아닌 투자의 목적이라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겠죠.
3. 생활 인프라
특정 브랜드를 홍보하거나 선호하지는 않습니다만, 국내 유통채널과 해외 유통채널의 다른 점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도매처럼 대량구매가 가능한 코X코, 심플한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이케X 브랜드 인근은 주말이면 교통 체증, 매연 문제도 발생하기도 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살면서 가구점에 얼마나 자주 걸 것이며, 소형가구라면 대량으로 살길이 얼마나 있을까요? 생활 인프라도 내가 얼마나 자주 가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2030 세대는 상대적으로 병원에 갈 일이 적기 때문에, 4050 세대 혹은 그 이상 세대보다 병원이 가깝지 않아도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많이 없을 테죠. 산책을 좋아한다면 보라매 공원 같은 대형공원 인근이면 매리트가 있겠지만, 산책보다는 다른 생활체육을 선호한다면 축구, 야구 등등의 시설 인근이 좋겠죠.
젊은 맞벌이 부부한테는 할미세권이 중요합니다. 어린이집은 정해진 시간에 등하원을 해야 하고 보통 출근 시간보다 일찍 등원, 퇴근시간보다 일찍 하원하기 때문에 할머니가 등하원을 시켜주는 경우가 은근히 많으니까요.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스스로 학원, 학교를 다닐 정도의 자녀를 둔 중년 맞벌이 부부라면 남편직장과 아내직장 중간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어느 한쪽에서 가까운 지역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4. 가계 소득 대비 부채 비율
지난번 글에서도 썼던 내용이고, 서두에서도 말씀드렸던 부분과 일부 겹치기도 합니다. 돈이 아주 많아서 여의도 한복판에 재건축한 대장아파트에 살면 제일 좋겠지만, 본인 소득대비 얼마만큼의 부채(대출)를 실행하느냐는 아마 앞선 내용 보다도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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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소득 대비 대출 비율
모으고 아낀 돈이 많아서 현금으로 집을 사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전세 대출 혹은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통해서 내 집마련을 하기 마련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이 과연 얼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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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대출 요건을 다 갖추고 소득대비 대출 비율도 괜찮다고 하더라도 기회비용이라는 게 있습니다. 현재 가용가능 현금이 10억이 있고 5억의 대출을 실행해 15억짜리 아파트에 들어간다고 가정해 봅시다. 다른 요소들은 대동소이하고 동일평수인 인근 10억짜리 매물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5억의 대출을 실행하지 않고 10억짜리 집에 들어간다면,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겠지만, 1년에 2천만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연 4% 이자 *5억) 이게 누적이 되어 5년 (1억), 10년(2억)의 가용현금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현재 돈의 가치가 점점 하락한다 (물가상승률 고려) 플러스 15억짜리 집이 10년 뒤 22억을 (대출 5억+이자 2억) 넘기지 않는다면 그만큼의 기회비용을 잃어버리게 되는 셈입니다. 22억을 넘어 30억이 된다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겠죠.
5. 글을 마치며...
누가 미래를 장담할 수 있을까요? 미래는 코로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우리가 알 수 없는 악재와 그만큼의 호재가 뒤섞여 있기에 몇억, 몇십억씩 하는 부동산을 살 때 더욱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들이 상급지다 동네가 좋지 않다 등의 의견이 분분할지라도 실거주라면, 본인의 생활패턴에 맞춘 집이 있는 지역이 상급지입니다. 만약 다주택자라면 본인 실거주를 제외한 다른 집에 대한 판단은 확률적으로 모두가 상급지라고 하는 지역에 배팅하는 게 안전한 투자라고 할 수 있겠죠.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주안점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생활 패턴이 어떠냐에 따라 수많은 변수들이 있습니다. 각각의 변수에 비중과 점수는 본인 가족 구성원들과 충분히 상의하고 결정하시길 바래요. 어느 한쪽의 의견이 지배적이거나 다른 구성원의 생활패턴이 고려되지 않으면 가정불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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